영화 서울의 봄 감상 후기 (하나회, 12·12 반란, 국방장관)
12·12 사건을 꽤 잘 안다고 생각했습니다. 교과서로, 뉴스로, 정리된 글로 여러 번 접했으니까요. 그런데 영화관을 나오면서 든 첫 번째 생각이 바로 그 착각이었습니다. 영화 <서울의 봄>은 역사의 흐름을 알고 들어가도 2시간 21분 동안 숨이 막힐 만큼 끌어당기는 작품입니다. 결말을 알면서도 손에 땀이 맺혔고, 이미 알고 있는 사실 앞에서 눈물이 나왔습니다. 하나회라는 조직이 왜 그토록 무서운가 영화를 보기 전까지 저는 하나회(一會)를 그냥 군 내 사조직 정도로만 이해하고 있었습니다. 하나회란 1960년대 박정희 정권의 후원 아래 육군사관학교 11기 출신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비밀 사조직입니다. 쉽게 말해 군복을 입은 패거리 정치 집단이라고 보면 됩니다. 영화가 이 조직의 작동 원리를 보여주는 방식이 인상 깊었습니다. "너는 나고, 나는 너다." 이 한 문장이 하나회의 정체성을 압축합니다. 제가 영화를 보면서 소름이 돋은 대목이 바로 이 부분이었습니다. 하나회는 군의 계급 체계를 사실상 무력화했습니다. 아무리 별볼일 없는 장교라도 하나회에 속하는 순간 전두광, 노태관 같은 실세와 하나가 됩니다. 이 구조는 평범한 인간의 욕망, 즉 소속되고 싶다는 본능을 정치적 무기로 바꾼 것입니다. 역사 기록을 보면 6사 11기, 즉 육군사관학교 11기 출신들은 6·25 전쟁 중 안전한 후방에서 교육을 받았습니다. 전쟁터를 직접 누빈 갑종 간부후보생들보다 실전 경험이 부족했다는 평가도 남아 있습니다. 그 결속감이 더욱 강해진 이유가 바로 이 결핍에 있다고 저는 봅니다. 채우지 못한 것을 집단 충성으로 메운 셈입니다. 반란수괴죄(叛亂首魁罪)란 무력으로 국가 권력을 찬탈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한 행위의 주모자에게 적용하는 죄목인데, 1997년 대법원은 전두환·노태우에게 이 죄를 적용해 유죄를 확정했습니다. 역사가 이미 심판을 내린 것입니다.( 출처: 국가법령정보센터, 형법 제87조 ) 12·12 반란을 가능하게 만든 두 개의 구멍 영...